중국어 존댓말이 귀에 안 걸리는 이유

받아中 · 2026년 6월 26일 · 3분 읽기

가슴에 손을 얹고 공손하게 통화하는 사람

“중국어는 존댓말이 없어서 편해요.” 자주 듣는 말인데 반쯤 틀렸어요. 중국어에도 격은 있어요. 다만 한국어처럼 문장 끝 어미에 붙어 있지 않고 낱말 몇 개에 흩어져 있어서 한국인 귀에 잘 안 걸려요.

같은 부탁을 이렇게 말할 수 있어요.

  • 把bǎ资料zīliào发fā给gěi我wǒ。
  • 请qǐng把bǎ资料zīliào发fā给gěi我wǒ。
  • 麻烦máfan你nǐ把bǎ资料zīliào发fā给gěi我wǒ一下yíxià。
  • 能不能néng bu néng麻烦máfan您nín把bǎ资料zīliào发fā给gěi我wǒ?

한국어로 옮기면 “자료 보내, 자료 보내 주세요, 번거롭겠지만 자료 좀 보내 줘요, 자료 좀 보내 주실 수 있을까요”쯤 돼요. 한국어로 말할 때 우리는 이 차이를 문장 끝 어미로 바꿔요. 그래서 우리 귀는 문장 끝을 듣도록 길들어 있어요.

그런데 중국어 문장 끝에는 그런 어미가 없어요. 격은 문장 앞의 请qǐng과 麻烦máfan과 能不能néng bu néng에 있어요. 상대를 부르는 你nǐ와 您nín에도 있고 말끝을 누그러뜨리는 一下yíxià에도 있어요. 문장 끝만 듣는 귀에는 이 차이가 잘 안 들려요.

높이는 낱말은 몇 개 안 돼요

您nín은 你nǐ를 높인 말이에요. 처음 보는 어른이나 손님에게 써요. 이름을 물을 때도 你nǐ叫jiào什么shénme名字míngzi 대신 您nín贵姓guìxìng이라고 물으면 격이 올라가요. 한국어처럼 동사마다 높임 꼴이 따로 있지 않아서 외울 양은 적어요.

더 자주 걸리는 건 사람을 부르는 법이에요

중국어로 일할 때 더 자주 걸리는 건 호칭이에요. 직장에서는 성 뒤에 직함을 붙여 불러요. 王wáng经理jīnglǐ는 왕 매니저쯤 되는 말이고 李lǐ总zǒng은 회사의 대표나 높은 임원을 부르는 말이에요.

친해진 다음에는 반대쪽이 걸려요. 고맙다는 말과 请qǐng을 너무 자주 하면 你nǐ太tài客气kèqi了le가 돌아오기도 해요. “왜 이렇게 예의를 차려”라는 말이에요. 격을 너무 높게 잡아도 거리가 생겨요.

번역기가 특히 약한 자리

번역기는 상대가 누구인지 몰라요. 같은 “보내 주세요”라도 거래처 부장에게는 能不能néng bu néng麻烦máfan您nín이 맞고 옆자리 동료에게는 发fā我wǒ一下yíxià가 맞는데 그 관계는 문장 안에 적혀 있지 않으니까요.

정확도가 아니라 관계를 모르는 문제라 모델이 커진다고 저절로 풀리지 않아요.

그래서 어떻게 익히나

존댓말 표를 만들어 외운다고 실전에서 골라지지 않아요. 상대의 반응으로 익혀요.

너무 딱딱하게 말하면 상대가 웃으면서 편하게 대해 주고 너무 편하게 말하면 상대가 살짝 정색해요. 그런 반응을 몇 번 겪으면 감이 생겨요. 문법책으로는 못 배우고 실제로 말을 주고받아야 생기는 감각이에요.

중국어에 존댓말이 없는 게 아니에요. 문장 끝을 듣던 귀를 문장 앞과 호칭으로 옮기면 돼요. 그다음은 您nín과 请qǐng과 麻烦máfan, 그리고 성 뒤에 붙는 직함을 입에 붙이는 일이에요.

말이 길었네요
10분이면 아실 텐데

가입도 카드도 없이, 전화 한 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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